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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말하다: 가구 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

by 키이로이 토리 2025. 4. 12.

공간 철학이 뚜렷한 국내외 디자이너의 이야기, 가구로 공간을 해석하는 방식

가구 디자이너 인터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간을 말하다: 가구 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

 

가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공간을 읽는 언어다


공간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이자, 그 사람의 취향과 철학이 투영된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가구’입니다. 누군가는 가구를 단순한 생활 도구로 보지만, 디자이너의 손끝을 거친 가구는 하나의 오브제이자 언어가 됩니다. 공간을 정의하고, 분위기를 만들며, 그 안에 머무는 이들의 태도마저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니죠.

이러한 가구를 만든 사람들, 즉 가구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예쁜 물건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는 철학자이자 예술가입니다. 그들은 종종 건축가처럼 공간의 흐름을 생각하고, 작가처럼 사용자의 감정까지 헤아립니다.
이 시리즈는 그런 디자이너들의 시선으로 공간을 바라보고, 그들이 어떻게 가구를 통해 공간을 해석하는지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공간: 철학이 가구가 될 때


가구 디자이너는 단순히 의자, 책상, 선반을 디자인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공간 속에서 그 가구가 어떤 역할을 할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이 의자는 어떤 풍경을 바라보며 놓여야 할까?” “이 책장은 빛이 드는 벽 앞에 있어야 할까?”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디자이너 노구치 이사무(Isamu Noguchi)는 그의 테이블 하나로 ‘여백의 미’를 공간 안에 표현했습니다. 그의 가구는 공간에 드러나기보다는 묵묵히 배경이 되어주며, 자연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이야기합니다.
덴마크의 한스 웨그너(Hans Wegner)는 수백 개의 의자를 만들었지만, 단 한 개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의 등, 팔, 다리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연구했고, 결국 의자 하나만으로도 사용자의 자세와 감정까지 바꾸는 디자인을 만들어냈죠.

국내에서도 철학이 뚜렷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한옥의 구조를 모티프로 삼아 공간의 ‘숨’을 이어주는 가구를 만들고, 또 어떤 이는 1인 가구를 위한 다기능 가구로 도시의 제한된 공간에 여유를 선사합니다.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공간을 ‘단위’로 보지 않고 ‘서사’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 서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따라 가구는 형태를 바꾸고, 재료를 달리하며, 결국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만듭니다.

 

우리가 이 시리즈를 시작하는 이유: 공간과 삶을 연결하는 디자인의 기록


“공간을 말하다” 인터뷰 시리즈는 단지 가구 디자이너의 작업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이 시리즈는 가구를 매개로 삶과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하는 기록입니다.
디자이너들은 단지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을 관찰하고 공간에 맞는 해석을 제안하는 번역자입니다. 그리고 그 번역의 결과물이 바로, 우리 집의 한 귀퉁이를 채우는 책상, 거실의 중심을 차지한 소파, 또는 창가에 둔 작은 테이블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 회차마다 국내외의 디자이너를 만나, 그들의 작업 공간, 대표 가구, 즐겨 사용하는 소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간에 대한 철학’을 들어볼 예정입니다. 단순히 “어떤 가구를 만들었나요?”라는 질문을 넘어서,

“당신은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나요?”

“좋은 가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람과 공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요?”
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그들의 디자인 세계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 여러분도 단지 소비자로서 가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가는 감각적인 주체로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가시길 바랍니다.
공간은 말이 없지만, 가구는 그 공간의 첫 번째 목소리가 되어줍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디자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 역시 조금 더 섬세하게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