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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성 그 이후 – ‘윤리적 가구’는 무엇을 말할까

by 키이로이 토리 2025. 4. 21.

    [ 목차 ]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속 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인 ‘윤리적 소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환경에 좋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 아래, 소비자들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 인권, 동물복지, 자원 순환까지 고려하기 시작했죠. 이런 흐름은 패션, 식품, 뷰티 산업을 넘어 가구 영역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윤리적 가구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을 말하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지속 가능성 그 이후, 윤리적 가구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속 가능성 그 이후 – ‘윤리적 가구’는 무엇을 말할까
지속 가능성 그 이후 – ‘윤리적 가구’는 무엇을 말할까

 

재활용과 업사이클링: 자원의 두 번째 생명


윤리적 가구의 첫걸음은 기존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는 곧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페트병, 버려진 나무 팔레트, 낡은 철제 침대 프레임 같은 것들이 조금의 창의력과 디자인을 더하면 새로운 가구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친환경 가구 브랜드 ‘Vepa’는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로 의자와 책상을 제작합니다. 이 회사는 폐플라스틱을 고온 처리한 후,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로 가공하여 튼튼하고 세련된 가구로 바꿔놓습니다. 또, 미국의 ‘Uhuru Design’은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는 목재를 수집해 테이블과 벤치로 제작하는데, 각각의 제품에는 재료의 출처와 히스토리가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업사이클링 가구는 단지 환경적인 이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량생산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개성과 디자인적 완성도,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독특한 감성의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업사이클링 제품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은 대기업뿐 아니라 개인 DIY 문화에서도 활발히 실천되고 있습니다. SNS와 유튜브에서는 폐가구를 리폼하거나, 목재 팔레트를 침대 프레임으로 재조립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죠. 이러한 흐름은 결국 소비자 스스로가 생산자로 참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습니다.

 

인증을 통해 증명하는 윤리적 기준: FSC와 그 외의 기준들


윤리적 소비의 핵심은 ‘믿을 수 있는 기준’에 있습니다. 가구 시장에서는 특히 목재의 생산과정이 중요한데, 바로 이 지점을 투명하게 검증해주는 제도가 FSC 인증입니다.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은 ‘산림 관리 협의회’가 제공하는 국제적인 목재 인증 제도로, 단순히 나무를 심고 베는 수준을 넘어서 생태계 보존, 토착민 권리 보호, 노동 조건 등까지 폭넓게 고려합니다. 즉, FSC 인증이 붙은 가구는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인권과 생물다양성, 지속 가능한 사회 구조까지 고려한 결과물인 셈입니다.

FSC 인증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인증들이 윤리적 가구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EFC (Programme for the Endorsement of Forest Certification): FSC와 유사하지만, 보다 지역 밀착적인 산림 관리 방식을 인증합니다.

GOTS (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천연 섬유 제품의 유기농 인증으로, 가구의 패브릭 부분에서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OEKO-TEX Standard 100: 직물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인증합니다.

이 외에도 Cradle to Cradle, Greenguard, BIFMA LEVEL 같은 인증들도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BIFMA LEVEL 인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자원 절약,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가구의 윤리성을 입증해줍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붙은 라벨 하나만 확인해도 그 가구가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선택의 기준을 더욱 명확하게 해주며, 브랜드로 하여금 더욱 책임 있는 생산을 유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비폭력과 비동물성 소재: 동물과의 공존을 고려한 디자인


윤리적 가구는 비단 자연과 자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물복지 또한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기존 가구 제작 과정에서는 천연 가죽, 동물 뼈에서 추출한 본드, 모피 등의 동물성 소재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동물 학대 및 불필요한 생명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피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건 가구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건 가구란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식물성 또는 인조 소재를 사용하는 가구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PU 인조 가죽, 선인장에서 추출한 바이오 가죽, 사과껍질 가죽 등이 사용되며, 실제 가죽과 흡사한 질감과 내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접착제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전통적인 본드는 동물의 뼈나 가죽을 끓여 만든 것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식물성 수지나 무독성 합성 접착제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페인트와 마감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으며, 이들은 제품에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마크를 부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도덕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입니다. 인조 가죽은 천연 가죽보다 가볍고 관리가 쉬우며, 일부는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어 생활 속 활용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디자인 측면에서도 소재의 제약이 줄어들어 더 창의적인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비건 가구를 찾는 소비자들은 단지 ‘좋은 가구’를 원하기보다는, ‘좋은 가치를 지닌 제품’을 소비하고 싶어합니다. 그들이 선택하는 한 점의 소파, 하나의 체어가 동물과 공존하는 방식,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드러내는 중요한 메시지가 되는 셈입니다.